박사학위가 없어도 연구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가급적 박사학위부터 먼저 받고 나서 하는게 좋다.
왜냐하면,
박사학위는 완전함의 증명이 아니라, '지식을 다루는 훈련'을 공식적으로 통과했다는 제도적 표지이고, 학문 공동체가 합의한 가장 높은 수준의 검증 절차를 통과했다는 '최소한의 보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제도적 보증'이 무시되는 집단(사회)에서는 지식의 신뢰가 확보될 수 없고, 학문의 품격 자체가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무지를 부끄러워할 줄 아는 태도는 학문을 가능하게 하는 최소 조건이다.
(그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니, 박사학위를 받지 아니한 자가 박사학위복을 입고 박사행세를 한다거나...)
박사논문의 심사 과정은 그 무지의 부끄러움을 깨닫는 과정이고.
'학문의 품격'은 학문의 훈련과 검증 과정을 고통스럽게 통과했다는 자부심에서 나온다.